서 론
축산물에 대한 위생․안전성이 강조됨에 따라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의 고시로 계란선별포장업(EPC)이 신설되면서 가정 소비용과 급식용에는 계란선별포장장에서 처리한 계란만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앞으로 선별 포장을 거친 계란의 유통이 확대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계란 품질의 중요성은 크게 강조될 것이다. 계란 품질은 외부적인 난각 품질과 내부적인 내용물의 품질로 구분할 수 있는데, 소비수준의 향상으로 계란 외부적인 품질관리의 중요성 또한 커지는 가운데 계란 가공 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는 실금란 등 등외란 발생 및 처리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Kim and Lim, 2015).
난각 품질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산란 시점의 산란계 주령, 케이지 시스템의 설계 및 케이지 바닥의 디자인, 케이지 재료 유형, 케이지 당 사육되는 산란계 수수, 계사의 온도 및 습도, 취급 장비 유지 보수와 빈도, 유전적 체질, 환경 온도와 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Hamilton et al., 1979; Roberts, 2004). Roland(1988)는 실제 농장에서 최종목적지(소비자)까지 도달하기 전에 난각이 깨지거나 손실된 계란의 평균 추정치는 대략 13~20%에 달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정상적인 난각강도와 난각두께를 가졌음에도 수집과 선별 및 수송과정 부주의 때문에 많은 양이 버려지고 일부는 등외란으로 처리되어 결과적으로 산란계 농가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난각의 품질문제는 살모넬라와 같은 식중독균의 오염으로 인체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Chousalkar and Roberts, 2012; Howard et al., 2012), 난각의 품질을 개선하고 파각란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생산된 계란 총 개수는 약 153억 개 정도이며(MAFRA, 2022), 이중 등외란으로 분류되는 비율은 정확하게 조사되거나 집계된 바는 없다. 하지만,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조사한 등급란 선별 시 등외란으로 판정받는 파각률을 평균 약 9.9%로 보고하고 있다(Lee et al., 2008). 난각의 품질이 불량하거나 컨베이어 시스템이 적절하게 보정되지 않으면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발생하는 계란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이동하는 동안 많은 계란이 깨질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산란계사에서 집란 장소까지 계란이 이동하는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산란 이후 파각 발생에 영향을 주는 계란 이송라인과 선별 포장라인에서 계란에 가해지는 충격과 진동의 크기를 전자계란으로 측정하여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농장 내 파각 발생 요인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하고자 농가 조사를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경기도와 경상북도에 소재하는 산란계 농장 중 12개 농장을 선정하여 2022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4개월에 걸쳐 진행하였다(Table 1). 산란계 농장에서 계란 산란 후 이송 과정은 Fig. 1과 Fig. 2에 제시하였다. 산란계 케이지에서 산란한 계란은 1차적으로 알받이에 모인 다음 계란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집란 엘리베이터를 거쳐 로드 컨베이어로 옮겨진 다음 선별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선별장으로 들어온 계란은 정렬기를 거쳐 레인별로 정리된 후 롤러 컨베이어로 옮겨지고 세척기와 건조기를 거치게 된다. 이후 육안검사 또는 자동 파각감지기를 거친 계란은 트랜스퍼로 수직 낙하되고 혈반감지기를 통과한 후 난중별 분류된 포장기에서 포장된다. 본 연구는 케이지에서부터 포장기에 이르기까지 전 계란이송라인을 모니터링하였다.
농장별 계란이송라인의 충격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무선 전자계란(Wireless Egg Node Ⅱ, version 1.31, Orka Food Technology Ltd, USA) 2개를 활용하였으며, 농가당 2회 반복하여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자료를 토대로 충격․진동 발생 위치와 크기를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무선 전자계란(Wireless Egg NodeTM)은 실제 계란 모양과 무게로 고안된 장비로 계란 이동 중 받는 충격의 크기와 방향(x, y, z축)을 데이터로 전송한다. 장비 내부에는 온도 센서 및 3축(최대 40 G)의 가속감지 센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계란이 받는 충격(shock), 진동(vibration), 회전(rotation), 기울기(tilting) 및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그래프와 엑셀자료를 손잡이가 부착된 태블릿PC에 데이터를 전송하며 충격이 발생한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제공하게 된다. 무선 전자계란에서 전송되는 충격 현황 그래프의 예시 화면을 Fig. 3에 나타내었다.
계란이 깨지는 임계값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이 없어 Brazil Uniquimica 회사에서 설정한 기준을 참고하였다(Uniquimica, 2021). Brazil Uniquimica 회사에서는 본 연구에 사용된 동일한 무선 전자계란으로 다양한 실험을 거친 결과 계란 등급 및 포장 장비는 5G, 일반 계란수집기는 8G를 임계값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농장 내 충격과 진동이 발생하는 측정 위치는 사전 현장 테스트 결과 농가에 따라 8~12개의 지점에서 나타났으나 자료를 일관성 있게 분석하기 위해 충격이 발생하는 지점을 크게 8개 지점으로 나누어 구간별 최대값을 기준으로 평균값을 구하였다. 충격이 발생하는 지점은 ① 케이지~알받이, ② 알받이~집란기, ③ 집란기~컨베이어~컨베이어, ④ 컨베이어~계란 정렬기, ⑤ 계란이송 연결부, ⑥ 세척기 및 건조기 연결부, ⑦ 트랜스퍼, ⑧ 팩커 8개 지점으로 구분하였다.
농장별 누적 충격강도가 파각발생률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계란이송과정 중에 발생된 충격의 크기는 충격에 대한 중력 가속도(G-value)로 나타냈으며, 파각발생률은 농장에서 검출된 수치와 외부 GPC(선별포장장)에서 검출한 수치를 합산하였고 파각검출기(ACD 066, Nabel Co. Ltd., Kyoto, Japan)의 감도는 동일한 수준으로 하였으며 파각검출기의 설정값은 super easy 5단계로 설정하였다. 충격강도는 8개 이송 구간별 충격강도를 기초로 농장별 누적 충격강도 산출하여 활용하였으며, 파각발생률은 농장 내 선별과정에서 발생된 파각 발생률과 농장별 GPC(선별포장장)의 파각검사 자료와 합산하여 총 파각발생률을 도출하였다. 얻어진 자료를 토대로 농장별 누적 충격강도 및 파각발생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결 과
본 연구는 경기도와 경상북도에 소재한 12개 산란계 농장을 선정하여(Table 1), 2022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4개월에 걸쳐 수행하였다. 산란계의 주령은 25~69주령으로 다양하였으며, 품종은 하이라인, 로만라이트 및 이사브라운이었다. 조사 농장 모두 무창계사로 사료 급이기는 호퍼 또는 체인 급이기, 그리고 이송 컨베이어 형태는 flexible과 rod 형태로 조사되었다.
농장별 계란이송구간별 충격강도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조사결과 농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시설 노후화 및 관리 미흡 등으로 인해 각 계란이송라인 연결 부분에서 실금란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의 충격(8 G 이상)이 감지되었다. 케이지 내에서 산란한 계란은 산란 이후 케이지 경사도, 케이지 노후화, 바닥재의 장력 및 에그세이버(egg saver) 유무에 따라 평균 12.2±4.9 G(median=11.2, max=24.0, min=6.0)의 충격강도가 나타났다. 계란이 집란기에 옮겨질 때 집란기가 틀어져 수평이 맞지 않거나 위치에 따라 충격강도가 달랐으며 집란기 형태와 노후화에 따라 평균 17.0±4.7 G (median=15.3, max=26.0, min=12.0)로 나타났다. 그리고 집란기에서 이송 컨베이어로 옮겨지는 부분의 연결상태, 관리상태, 낙차 및 완충장치의 유무에 따라 충격이 크게 나타났으며 이후 선별장까지 계란을 이송하는 컨베이어의 종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하나로 연결되어 움직이는 플렉시블 컨베이어(Lubing type)는 대체로 양호하였으나 일자형 컨베이어는 2~3개 연결 부분의 낙차로 인해 농가마다 차이를 보였으며 평균 18.2±9.4 G(median=15.4, max=37.3, min=8.0)의 큰 충격이 발생하였다. 또한, 컨베이어를 타고 선별장으로 들어온 계란은 컨베이어와 연결된 정렬기(accumulator)의 낙차와 처리속도로 인해 충격이 있었는데 완충 유도판의 설치 및 관리상태에 따라 평균 18.1±3.8 G(median=18.5, max=24.3, min=10.0)의 충격이 나타났다. 이어지는 세척기와 연결되는 부분과 건조기 이후 각 연결 부분의 관리상태(수평, 낙차)에 따라 평균 14.2±6.0 G(median=14.5, max=21.0, min=5.0) 수준의 유의미한 충격이 발생하였다. 특히 세척기와 건조기 내부 연결 부분은 큰 충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평균 19.8±7.4 G, median=18.7, max=36.7, min=10.0). 파각감지기를 거쳐 수평 이동을 수직 낙하로 전환하는 트랜스퍼로 이동하게 되며 이곳에서 다양한 충격이 발생하는 데 농장별 평균 18.4±9.3 G(median=18.5, max=38.3, min=5.5)의 큰 편차를 나타내었다. 마지막으로 계란을 난중별로 선별하고 포장하는 팩커에 따라서 충격 차이가 컸으며 전자계란의 무게(73 g) 때문에 팩커의 난중별 구분된 각 레인별 팩커 상태를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으며, 왕란 선별라인의 경우, 평균 16.9±6.0 G(median=15.5, max=29.3, min=8.7)로 조사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적인 충격 크기는 세척기와 건조기 연결 부분, 컨베이어 연결 부분, 트랜스퍼, 정렬기, 집란 엘리베이터, 팩커, 계란 이송 연결 부분, 알받이 순으로 나타났으나 각 농장의 설비와 관리수준에 따라 충격 정도와 충격 발생 지점에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Table 2).
고 찰
난각품질은 계란내용물과 함께 소비자에게 계란품질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난각은 전체 계란 무게의 10~11%를 차지하며 난각의 무게는 평균 5~6 g, 두께는 0.3 ~0.35 μm이다(Harikrishnan and Mohan, 2018). 난각의 칼슘함량은 약 1.7~2.5 g이며, 일반적으로 CaCO3 94~97%, P 0.3%, Mg 0.2%, 유기물 2% 이하 및 기타 무기원소로 구성되어 있다(Nys et al., 2004; Harikrishnan and Mohan, 2018). 소량의 유기물은 대부분 기질 단백질(단백질과 항산화 분자가 풍부한 다당류의 혼합물)과 난각 색소로 구성되는데, 기질 단백질은 난각 구조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탄산칼슘 침착의 기초 역할을 한다. 난각의 품질은 계란 형성 단계와 산란 후 자동집란장치로 이송하면서 받는 충격 등 외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Coutts and Wilson (2007)은 일반적으로 충격에 의한 큰 균열은 1~5% , 실금란은 1~3% , 별형(star-like) 파각란은 1~2% 내외로 발생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Roland(1988)의 연구에 따르면 계란은 생산단계에서 난각이 약하거나 미세한 금이 가는 형태로 생산되며 농장 내 집란, 이송 및 선별 포장장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12.86%가 금이 가거나 깨진 상태로 나타나며 최종 매장에 도달할 때까지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여 총 13~20%에 추정된다고 하였다. Fathi et al.(2019)는 손상되고 깨진 계란으로 인한 손실은 총 계란 생산량의 8~11%를 차지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평균 난각 두께는 54주까지 증가함에 따라 유의하게 증가했지만 62주에 상당히 감소한다고 하여 품종 및 계군 연령 모두 난각의 물리적 및 기계적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Singh et al.(2007)은 전자계란을 이용한 연구에서 일반적인 계란생산시설에서 취급, 포장 및 운송하는 중에 난각의 결함은 2~7%로 보이며 산란 후 포장까지 이송과정 중 집란 엘리베이터와 로드컨베이어 연결부분, 팩커, 선별기, 세척기 연결부 순으로 충격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Oh et al.(2008)은 계란 이송단계별 파란의 발생비율은 집란벨트 4.7%, 엘리베이터 2.5%, 선란기 1.7%, 컨베이어 0.9% 순이라 하였다. Van Mourik et al.(2017)은 전자계란을 이용한 충격을 줄이는 연구에 따르면 계란이 받는 운동에너지는 충격가속도와 관련이 있으며 계란이송라인을 통과하는 계란의 최대 가속도는 15~45 G 범위에 있으며 충격가속도가 30 G에서 20 G로 줄어들면 난각파손율이 7.7%에서 0.3~1.0%로 낮아지며 30 G에서 40 G로 증가하면 파손율이 42~55%까지 늘어난다고 하였다. 따라서, 닭의 주령이 증가할수록 난각의 품질이 떨어지기에 산란 후기 계란에 발생하는 충격강도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는 계란이 이송 중에 받는 충격강도는 5~38 G로 나타났으며 농장별 누적 충격강도와 파각발생률은 높은 정(+)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r=0.926), 누적된 충격강도가 클수록 파각란 발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에 균열이 생기는 일반적인 원인은 한 번의 충격이 아니라 누적된 충격이 원인이므로(Simons, 2017), 중력가속도가 파각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가속도와 계란 산란 후 발생하는 누적된 충격량의 크기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Mertens et al.(2006)은 계란 파손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연결 체인에서 발생하며 농장에서부터 계란 수집 포장과 관련된 중요한 파손 발생지점을 지적하고 기계적 충격으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송, 가공, 포장 및 보관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산란 케이지에서 선별장까지 조사한 이송장치의 모든 장소에서 충격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결과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하는 파각발생률은 3~14% 또는 그 이상 발생하고 있었으며, 이는 계란 이송장치의 연결 부분에서 발생하는 충격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농장의 표본수의 한계성으로 다양한 형태의 농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향후 농가 표본수를 늘려 이송장치에서 발생하는 충격과 파각발생률 상관관계에 대해서 보다 세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