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원은 식품이나 의약품 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므로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국가산업의 경제성 측면에서 중요하다(Taylor et al., 2020). 토종닭은 과거부터 우수한 동물성 단백질원으로 활용되었고, 현재는 식품산업을 넘어서 사회문화적 공동체의 중요한 자산으로 그 중요성이 인정되고 있다(Jin et al., 2017). 국립축산과학원은 1992년부터 2006년까지 5품종 12계통의 토종닭을 복원하였으며(Jin et al., 2017), 복원된 품종들 중에서 성장능력과 육질을 고려하여 3원 교배 조합한 실용닭을 '우리맛닭'이라 한다. '우리맛닭'의 고기는 풍부한 향미를 보유한 고품질 단백질원으로 가치가 인정되고 있지만(Lee et al., 2021), 높은 생산비로 인해 '우리맛닭' 종계의 유통량은 전체 가금 산업 중 5% 미만으로 매우 낮다(KNCA, 2022).
ME는 닭의 실질적인 생체활동이나 세포분열과 같은 신체 유지 과정에 필요한 영양소로 간주되며(Richards and Proszkowiec-Weglarz, 2007), 다양한 연구에서 가금류의 에너지요구량 측정을 위한 모델로 적용되어왔다(NRC, 1994; Sakomura, 2004; KFSP, 2022). 육계에게 고 수준 ME 사료를 급여할 경우 복강지방량이 증가하여 도체율이 감소하게 되며(Ghaffari et al., 2007), 배합사료 원가상승으로 인해 농가의 생산비가 증가한다(Ahiwe et al., 2018). 반대로 저 수준의 ME 사료 급여 육계의 성장과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여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Yang et al., 2015). 또한, 산란계와 종계에 서로 다른 수준의 ME 사료를 급여할 경우 닭의 산란율, 난중 및 계란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어 왔다(Jalal et al., 2006; Li et al., 2013; Van Emous et al., 2015). 이에 토종닭 종계에서도 종란의 생산량과 품질 향상을 위해서 최적의 ME 수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이를 구명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ME 수준에 관한 연구의 부재로 토종닭 종계 배합사료 내 영양소 수준은 대부분 최적 수준이 아닌 외국계 종계의 영양소 요구량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KNCA, 2022).
이에 본 연구는 사료 내 ME의 수준이 토종닭('우리맛닭') 종계의 산란율, 종란품질 및 부화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자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시험은 실험동물윤리위원회의 관리기준에 의거하여 수행하였다(2021-2143). 48주령 '우리맛닭' 종계 암컷 중 유사한 체중으로 선별된 80수를 개별 케이지에 배치하여 64주령까지(16주간) 사양실험을 실시하였다. 처리구는 서로 다른 수준의 ME 사료(2,500 kcal/kg, 2,700 kcal/kg)를 각각의 처리구로 하고, 처리구당 4반복, 반복당 10수씩 완전임의 배치하였다. 각 처리구에 이용된 시험사료는 가루 형태로써, 원료들의 배합비를 조절하여 ME을 설정하였다(Table 1). 종계는 급이기와 급수기 니플이 설치된 사육케이지(밀도: 1,000 cm2/수)에 수용하였으며, 전 시험기간 동안 사료와 물은 무제한으로 급여하였다. 실험계사는 온습도 조절이 되는 무창계사로 점등은 16시간으로 고정하였으며, 온도와 습도는 각각 23±2°C와 50~60%로 유지하였다.
종계의 체중은 사양실험의 시작 시점(48주령)과 종료 시점(64주령)에 모든 개체를 측정하였고, 반복별로 평균 체중을 계산하여 나타내었다. 사료섭취량은 반복별로 사료급여량에서 사료잔량을 공제하여 전체 사료섭취량을 측정한 후 사육수수와 사육기간을 곱한 값으로 나누어 수당 평균 1일 사료섭취량을 구하였다.
전체 사양실험 기간 동안 모든 시험계의 산란 수는 매일 오전 9시에 측정하였다. 산란율은 반복별로 사육수수에 대한 산란 수의 비율(%)을 계산하였고 4주 간격으로 평균값을 나타내었다. 난중은 주마다 반복당 모든 계란을 집란한 후 연란, 파란, 쌍란 및 기형란을 제외한 정상란의 평균 무게를 측정하였고 4주 간격으로 평균값을 산출하였다.
결 과
사료 내 ME 수준이 산란후기 '우리맛닭' 종계의 체중과 사료섭취량에 미치는 영향은 Table 2에 나타내었다. 연구 결과 ME 수준(2,500 kcal/kg, 2,700 kcal/kg)에 따른 종계의 체중은 각각 2,542 g, 2,619 g으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으며, 사료섭취량도 각각 113 g, 115 g으로 통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Parameters | ME (kcal/kg) | SEM1 | P-value | |
---|---|---|---|---|
2,500 | 2,700 | |||
Initial body weight (g/bird) | 2,285 | 2,303 | 255 | 0.893 |
Final body weight (g/bird) | 2,542 | 2,619 | 340 | 0.320 |
Feed intake (g/bird/d) | 113 | 115 | 5.05 | 0.646 |
Tables 3 and 4는 사료 내 ME 수준에 따른 산란후기 '우리맛닭' 종계의 산란율과 난중을 나타낸 결과이다. 48~52주령의 종계에서 산란율은 2,500 kcal/kg 급여구(72.5%)에서 2,700 kcal/kg 급여구(55.0%)에 비해 유의적으로 더 높았다(P<0.05). 반면에 52~64주령의 산란율은 처리구 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P>0.05). 전체 사양실험 기간(48~64주령)의 산란율은 2,500 kcal/kg 급여구(56.1%)가 2,700 kcal/kg 급여구(49.2%)보다 유의적인 차이 없이 더 높았다(P<0.10). 종계의 난중은 전체 사양실험 기간 동안(48~64주령) 57.3~60.1 g으로 나타났으며 처리구 간 통계적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P>0.05).
Weeks of age | ME (kcal/kg) | SEM1 | P-value | |
---|---|---|---|---|
2,500 | 2,700 | |||
48~52 | 72.5a | 55.0b | 8.89 | 0.032 |
52~56 | 52.5 | 48.8 | 5.13 | 0.340 |
56~60 | 50.9 | 46.7 | 8.38 | 0.467 |
60~64 | 48.3 | 46.3 | 8.27 | 0.784 |
48~64 | 56.1 | 49.2 | 4.64 | 0.081 |
Weeks of age | ME (kcal/kg) | SEM1 | P-value | |
---|---|---|---|---|
2,500 | 2,700 | |||
48~52 | 59.3 | 59.3 | 1.85 | 0.985 |
52~56 | 59.1 | 59.9 | 1.54 | 0.531 |
56~60 | 57.3 | 59.9 | 1.74 | 0.079 |
60~64 | 59.8 | 60.1 | 0.93 | 0.691 |
48~64 | 58.9 | 59.8 | 1.19 | 0.327 |
산란후기 '우리맛닭' 종계에서 종란의 난각품질을 측정한 결과(Table 5), 난각두께는 0.341~0.354 mm이며 난각강도는 2.91~3.01 kg/cm2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료 내 ME의 수준이 종란의 난각두께와 강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P>0.05).
Parameters | ME (kcal/kg) | SEM1 | P-value | |
---|---|---|---|---|
2,500 | 2,700 | |||
Eggshell thickness (mm) | 0.354 | 0.341 | 0.0276 | 0.112 |
Eggshell strength (kg/cm2) | 3.01 | 2.91 | 0.591 | 0.550 |
사료 내 ME 수준이 '우리맛닭' 종계의 수정률과 부화율에 미치는 영향은 Table 6에 나타내었다. 수정률은 70.6~71.0%로 사료 내 ME 수준에 따른 통계적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P>0.05). 이와 유사하게, 입란된 종란 대비 부화율과 수정된 종란 대비 부화율도 처리구 간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5).
단백질, 탄수화물 및 지방과 같은 영양소는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통해 신체 기능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생성하며 가금사료에서 주로 ME을 이용하여 평가한다(NRC, 1994; Sakomura, 2004; KFSP, 2022). 가금류의 품종과 연령에 따라 영양소의 소화나 흡수과정이 생리학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ME의 평가 값과 요구량은 차이가 있다(Lopez and Leeson, 2005; Cozannet et al., 2010). 상업적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는 육계와 산란계의 ME 요구량은 널리 연구되었다(NRC, 1994; KFSP, 2022). 반면에 토종닭의 영양소 요구량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으므로 본 연구는 48~64주령 토종닭('우리맛닭') 종계의 ME 요구량을 확인하기 위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처리구(2,500 kcal/kg, 2,700 kcal/kg) 간 체중과 사료섭취량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20~32주령 '우리맛닭' 종계의 사료에서 2,650~2,800 kcal/kg 수준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보고(Choo et al., 2022)와 일치하였다. 가금류의 사료에서 에너지의 수준은 선형적으로 체중을 증가시키지만, 요구량보다 높은 수준의 사료는 체중과 소화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Sunder et al., 2007; Zhou et al., 2009). 따라서 본 연구결과에서 처리구 간 체중의 차이가 없는 것은 두 처리구의 ME 수준(2,500 kcal/kg, 2,700 kcal/kg)이 산란후기 '우리맛닭' 종계의 요구량보다 높았기 때문일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 가금류의 에너지 요구량보다 높은 수준의 사료 급여가 산란율과 난중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하였다(Sakomura, 2004; Zhou et al., 2009; Xia et al., 2019). 이와 유사하게, 20~32주령 '우리맛닭' 종계의 사료에서 2,650~ 2,800 kcal/kg의 ME 수준이 산란율과 난중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고(Choo et al., 2022), 2,650 kcal/kg보다 낮은 수준으로 급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Choo et al., 2022). 본 연구결과에서 48~52주령 종계의 산란율은 2,500 kcal/kg 수준에서 높았지만, 52~64주령의 종계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산란계와 종계의 에너지요구량은 일반적으로 산란시점 이후에 주령의 증가에 따라 감소하므로(Jalal et al., 2006; HLBMG, 2019; KFSP, 2022), 향후에는 52주령 이후의 '우리맛닭' 종계에게 2,500 kcal/kg보다 낮은 수준의 ME을 급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난각두께와 난각강도는 종란의 부화율에 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종계의 경제성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Liao et al., 2013; Ergun and Yamak, 2017). 난각은 주로 섭취한 칼슘이나 인과 같은 미네랄 수준에 의해 구성되므로(Ketta and Tumova, 2016), 본 연구에서도 다른 수준의 ME 사료 급여가 난각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유사하게, 산란계의 사료 내 에너지 수준이 난각성상이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Jiang et al., 2013), 사료 내 에너지와 칼슘 사이의 상관관계도 없다고 보고되었다(Jiang et al., 2013). 또한 20~32주령의 '우리맛닭' 종계에서 ME 수준(2,650~2,800 kcal/kg)이 난각두께와 난각강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Choo et al., 2022). 즉, '우리맛닭' 종계의 사료 내 ME 수준은 난각품질과 밀접한 관련은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
선행 연구에서 종계의 생산성 측면(체중, 산란율, 수정률 및 부화율)은 사료 내 에너지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으나(Marie et al., 2009; Lotfi et al., 2018), 적정 에너지 수준(2,800 kcal/kg)보다 높은 수준(3,000 kcal/kg)의 사료급여는 육용종계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연구되었다(Van Emous et al., 2015). 이와 유사하게, 육계에 요구량보다 더 높은 수준의 ME을 함유한 사료 급여 시 사료소화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Zhou et al., 2009). 본 연구에서 두 처리구 사이의 체중, 산란율, 수정률 및 부화율의 통계적인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이러한 결과에서 '우리맛닭' 종계에게 2,700 kcal/kg의 ME 사료 급여는 실제 요구량보다 높을 수 있으며, 2,500 kcal/kg으로 낮추어 급여하더라도 요구량이 충족된 것으로 사료된다.